저희 집에서 키우던 진돗개 진순이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해보려 합니다. 진순이는 제가 초등학교 3학년일 때 집에서 키우던 황구 진도견이었는데, 제가 성인이 된 지금도 반려견을 맞이해도 될 지 가끔씩 고민할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입니다.

처음 만나던 때에 진순이는 토실토실하고 귀여운 강아지였습니다. 쫑끗 서있는 귀와 위로 솟은 꼬리.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던 눈이 예쁜 아이였죠. 집에 도둑이 들 뻔했던 적이 있었던 터라 저희는 항상 마당에 개를 키웠었는데, 오랫동안 우리 가족과 함께했던 반려견 쫑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나서 족보 있는 진돗개 진순이를 분양 받아 키우게 되었습니다. 진순이는 정말 용감한 아이였고, 집에 방문객이 찾아오면 정말 열심히 짖었습니다. 가족들에게는 나름 애교도 많았어요. 밥은 항상 엄마가 주었는데도, 신기하게도 엄마보다 저를 더 따르곤 했습니다. 방과 후에 제가 집에 오면 줄에 묶여있는 게 안쓰러울 정도로 껑충껑충 뛰며 꼬리를 치고 저를 반겨주곤 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습니다. 저와 동갑내기였던 친척 아이가 집으로 놀러 왔는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방문자가 마당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진순이는 짖었죠. 그런데 개를 무서워하던 친척 아이는 개 짖는 소리에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집 안을 향해 달렸고, 진순이는 이 모습에 더욱 흥분하여 껑충껑충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진순이를 묶고 있던 줄이 툭 끊어져 버렸습니다. 2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일순간에 벌어진 사고가 마치 영화 속의 슬로우모션을 보는 것처럼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 납니다. 진순이는 그 친척 아이를 뒤쫓아 집안으로 따라 들어갔고 기어코 친척의 다리를 물고 말았습니다. 우리 집에서 키우던, 나를 무척 좋아하고 따르던 그 착한 진순이가 갑자기 사람을 공격하는 괴물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 다음 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와보니 마당에서 저를 항상 반기던 진순이의 집은 비어 있었습니다. 사람을 공격하는 개가 사람과 같이 살 수 없다는 부모님의 결정은 단호했습니다. 팔려가던 그때에 진순이는 자기 운명을 알고 있다는 듯 두려움에 무척 떨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더더욱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났습니다. 내 눈앞에서 친척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컸고, 진순이의 공격을 제대로 말리지 못해 진순이를 결국 죽게 만들었다는 자괴감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반려견의 그런 갑작스런 공격적인 행동에 저도 심리적으로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20년도 더 흐른 일이지만, 반려견을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진순이를 떠올렸습니다. 그때와 같은 사고가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기에 강아지를 입양하는 것이 더욱 조심스러웠고, 고민에 고민을 반복하다가 마음을 다시 접곤 했지요. 개보다 작은 앵무새나 열대어 같은 반려동물을 키우면 그런 사고가 나지 않겠다 싶어 다른 반려 동물들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돌고 돌아도 다시 개에게 마음이 가더군요. 아마도 신뢰로 가득찬 강아지의 반짝이는 눈, 나를 향한 적극적인 환호와 가족을 반기는 몸짓들, 그 모든 것들을 잊지 못해서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반려견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 보기로 했습니다. 사람의 언어를 구사하는 어린이를 양육하는 데에도 그토록 많은 교육학적 지식과 심오한 심리학적 이해가 필요한데, 하물며 우리와 종이 다른 개의 행동을 이해하며 평생 함께 산다는 건 오죽 어려울까요. 그래서 관련 도서들을 구입하고 인터넷 검색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만난 책이 바로 "개가 행복해지는 긍정교육"이었습니다. 좋은 책을 발견한다는 것은 굉장한 기쁨이지요. 이 책은 그런 기쁨을 주었고, 다른 한편으로 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대한 해답을 주었습니다.  

저자 잰 페넬(Jan Fennell)은 늑대사회의 속성과 개의 행동심리에 대해서 굉장히 간결하지만 설득력있게 설명하더군요. 반려견의 문제행동들은 대부분 잘못된 서열 인식에서 비롯되며, 반려견 자신이 그 집단의 우두머리라고 믿는 한, 분리불안이나 과도한 짖기, 공격성 등의 문제행동들은 결코 교정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늑대의 행동 특성에 기반을 둔 아미시엥 본딩 (Amichien Bonding) 교육법을 제시합니다. 참고로 아미시엥의 아미(ami)는 불어로 친구라는 뜻이고 시엥(chien)은 개 라는 뜻입니다. 강압적인 훈련법과 달리 개를 친구로 생각하고 개의 습성을 바탕으로하여 견주와 반려견의 유대감을 강조하는 긍정적 교육법이라는 뜻이지요.

늑대사회에서는 집단 내 서열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네 가지의 대표적인 상황들이 있는데 이는 ①먹이를 먹을 때, ②사냥(산책)을 나갈 때, ③헤어졌다가 다시 만날 때, ④무리를 보호할 때 입니다. 이 네 가지 상황에서 견주는 "이 무리의 리더는 견주 자신"라는 확고한 메시지를 반려견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반려견에게 먹이를 주기 전에는 주인이 먼저 먹는 행동을 취하고, 산책을 나갈 때에는 주인이 앞장서야 하며, 재회의 순간에는 5분간 반려견의 행동을 무시하고, 개가 외부인에게 짖는 상황에서는 견주가 상황을 통제한다는 것 등입니다. 그 외에도 침실과 같은 견주만의 공간에는 반려견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모든 교육과정은 2C 원칙 (Consistent & Calm)에 따라 일관되고 침착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초크체인과 같은 도구를 쓰지 않더라도 개들의 행동심리를 이해하면 올바른 훈육은 가능하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진순이를 떠올리고 이 책을 읽으며 한참 울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습니다. 진순이는 결코 괴물이 아니었으며, 그 충직한 아이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 나름의 방식으로 헌신했던 것입니다. 우리 가족과 함께 하는 동안에 진순이는 우두머리로서 무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한순간도 마음 편히 쉬지 못했을 것입니다. <침입자>에게서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줄을 끊고 달려가서 공격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진순이에게서 그 무거운 짐을 내려주었더라면, 우두머리가 자신이 아님을 알게 해주었더라면, 방문자를 공격할 필요가 없다는 걸 명확히 알려 줬더라면....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지만, 이 책을 읽으며 어떤 희망의 실마리를 본 것 같아 가슴이 마구 뛰더군요.

이 책에는 감동적인 일화가 하나 나옵니다. 저자는 반려견들과 산책 중에 우연히 엄청난 벌떼에게 쫓기게 되고, 한참을 달려서야 자동차문을 열고서 차에 간신히 올라 타게 됩니다. 그리고선 벌들에게 쏘인 반려견들의 수많은 상처들을 치료하기 위해 인근 동물병원으로 가게 되지요. 수의사가 상처를 치료해주며 "도망간 개들을 찾느라 고생하셨겠어요" 라고 말하는 순간, 저자는 반려견들이 그 위급한 상황에서 단 한 마리도 도망가지 않았었음을 깨닫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자의 반려견들은 벌떼가 쏘아 대는 그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리더'인 견주의 곁을 떠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개는 당연히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앞서 달릴 수 있었을텐데, 리더를 향한 신뢰가 얼마나 깊었으면 그런 위기의 순간에도 도망가지 않고 그녀를 뒤따르며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저는 당분간 반려견에 관한 공부를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어쩌면 이 지루하게 긴 준비와 학습의 결론이 '반려견을 맞이하지 않기'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성급한 입양으로 중도에 반려견을 포기하고 파양할 거라면, 애초에 그 생명의 무게를 두려워해서 입양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나을테니까요. 수많은 유기견들이 거리에 버려지고, 또 그 많은 아이들이 끔찍한 형벌의 이유도 모르는 채 죽어 갑니다. 그 아이들의 죽음의 책임은 결국 '주인'에게 있습니다. 섣불리 입양을 결정한 주인, 잘못된 반려견의 행동을 제대로 고쳐주지 못한 주인, 그리고 그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주인....제 뼈아픈 경험은 진순이 하나의 희생으로 족합니다. 이제는 리더로서의 준비가 충분히 되었을 때에, 사랑스럽고 건강한 아이를 가족으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충분한 준비란 애초에 불가능할지도 모르니, 좋은 배우자를 위한 기도만큼이나 좋은 반려견을 위한 기도를 하느님께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래에 반려견의 마지막 날까지 행복하게 함께 하도록 말이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진돗개가 미국 LA에서 경찰견 훈련을 받게 되었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우연히 봤는데, 영상 속의 그 아이들이 너무 예쁘더라구요. 객관적으로 어떤 신체적 특징을 지닌 진돗개가 좋게 평가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영상 속 아이들의 순박한 눈매나 쫑긋하게 선 귀, 그 모든 생김새가 제 마음에 꼭 들었습니다. 어릴 때 집에서 키우던 진순이 생각이 났거든요. 동영상을 보다가, 미국으로 간 그 두 마리의 진돗개 '대한이'와 '민국이'는 그 후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 둘의 소식은 아래의 링크에서 찾았습니다. (뉴스 보기)

안타깝게도 두 마리 모두 경찰견 훈련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오더군요. 위에 링크된 기사에 있는 동영상은 그 아이들이 미국 경찰견 훈련을 시작했을 때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훈련 전에 염려되는 것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진돗개가 흔히 한 사람만 따르는 성격이라고들 말하지만, 무척 영리하고 사회성도 좋아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기대한다"는 답변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던 것이죠.

기사에서는 그 두 마리의 탈락 이유가 '잦은 기분 변화(mood swing)' 탓이라고만 나와 있어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추측건대 여러 핸들러들의 손에 이끌려 다녀야 하는 상황이 진돗개들에게는 굉장히 힘든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진도라는 섬마을에서 가정견으로 키워지던 진돗개의 유전자 속에 새겨져 있던 정보로는 '한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 꼭 필요한 미덕이었을텐데 머나먼 이국 땅에서 요구했던 훈련은 전혀 다른 행동지침을 요구했겠지요. 한 명의 주인에게 충성을 다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니고, 임의로 바뀌는 핸들러의 지시에 따라야 하니까요. 그래서 어쩌면 잦은 기분 변화로 보여지는 부산한 행동들을 그 아이들이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기사댓글이나 관련 포스팅들을 읽다보니, 진돗개가 미국 경찰견 훈련에서 탈락했다는 이유로 '진돗개, 뭐 별거 아니잖아' 라든가 '역시, 진돗개는 저먼셰퍼드 만큼 똑똑하지는 않아' 등의 내용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하지만 제 생각은 전혀 다릅니다. 진돗개가 저먼셰퍼드보다 열등한 것이라고 그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대바늘은 털실을 짜기에 더 적합한 것 뿐이고, 작은 바늘은 옷을 꿰메기에 더욱 적합한 것 뿐입니다. 서로 다를 뿐 우열은 없습니다. 경찰견의 업무를 하기에는 여러 사람의 지시를 따르는 성격이 필요합니다. 경찰견으로서의 자질이 평가되는 과정에서는 '사회성'이나 '일관성' 등의 지표를 중시했겠으나, 그것이 가정의 반려견을 평가하는 기준은 될 수는 없습니다. 평생 한 명의 주인과 함께 살 반려견에게 '여러 핸들러에게 복종할 줄 아는 능력'을 요구할 필요는 없지요.

불행히도 한 해에 유기견 숫자가 어림잡아 10만마리 라고 하니, 어쩌면 한 주인에게 복종하는 진돗개의 심성이 더이상 미덕이 아닌 세상을 우리가 사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씁쓸합니다. 주인을 잘 지켜주려고 하는 행동들이 '과도한 공격성'으로 평가되고, 한 사람을 따르는 본능이 '결핍된 사회성'으로 매도되는 건 참 슬픈 일입니다. 진돗개의 본능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그 아이들이 많은 사람들과 친구로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견주가 정말 멋지게 리더로 자리 잡아서 진돗개가 이웃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잘 돌보며, 진돗개 자신도 행복해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지 않을까요?

대한이와 민국이가 애초부터 경찰견으로는 적합치 않았을지 모르겠으나, 누군가의 가정에 입양되었더라면 낙오한 훈련견이 아닌 사랑받는 반려견으로서의 행복한 삶을 평생 살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은 슬퍼지는 금요일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암수 한 쌍의 앵무새를 키우게 되면 번식기에 알통을 새장에 매달아 주게 됩니다. 새장에 어떤 소재의 알통을 달아 주는 것이 좋을지 알아 보다가 관련된 글을 찾게 되어 공유 차원에서 올립니다. 해외 사이트에서 플라스틱 알통 제품들을 찾다가 우연히 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로비 해리스(Robbie Harris) 라는 조류 전문 브리더가 적은 글인데 나름대로 의역하여 올립니다.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질문: 제 경우엔 나무 소재의 알통을 저희 집 새들에게 달아 주는 편입니다. 그런데 혹시 금속 소재의 알통이 청소하기도 편하고 좀 더 나은 것이 아닌지 궁금합니다. 또 플라스틱 소재의 알통이 시중에 판매 되기도 하던데 사용해도 괜찮은 것인지요. 몇몇 새들은 부리의 힘이 굉장히 세기 때문에 나무가 남아나지를 않아, 알통을 계속 교체해 주어야 하더군요. 플라스틱이나 금속 소재의 알통으로 바꾸더라도 나무 알통만큼이나 앵무새들이 효율적으로 잘 사용할까요? 브리더님께서는 어떤 소재의 알통을 사용하고 계신가요?

답변: 조류 전문 브리더들도 앵무새들이 정확히 어떤 종류의 알통을 선호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앵무새는 번식기가 되면, 번식 공간으로 무엇이든 활용하니까요. 번식기에 알통을 설치해 주지 않으면, 심지어는 새장 바닥에 알을 낳기도 한답니다.

다만 번식을 주저하는 앵무새를 알통으로 유인하려는 용도로는 나무 알통이 좀 더 낫다고 봅니다. 앵무새들은 나무 알통을 씹고 물어 뜯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나무 알통에 자꾸 가고 싶어하게 되고 이런 식으로 자극하여 번식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금속 재질이나 플라스틱 재질의 알통은 나무 토막을 그 안에 따로 넣어주지 않는 한, 새들이 금속 알통을 물어 뜯을 수 없으니 유인 기능을 할 수 없겠죠.

저는 나무 알통을 사용하고 있으며 자주 교체해 주는 편입니다. 나무 알통은 오염되면 새 것으로 바꿔 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교체해 주기 힘들다면 표백제나 조류 전용 살균제를 이용하여 나무 알통을 살균해 주세요. 나무 알통 안팎에 살균제를 스프레이 해주거나 살균제에 알통을 푹 담급니다. 그 다음엔 물로 꼼꼼하게 헹구고 나서 햇빛에 며칠간 바짝 말려 주세요.

금속 알통의 장단점

금속 재질 또는 플라스틱 재질의 알통은 앵무새들이 물어 뜯을 수 없기 때문에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더운 여름철엔 금속 알통 내부의 열기 때문에 알이나 새끼 새가 잘못 될 수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키우던 회색앵무에게 금속 알통을 달아 준 적이 있었는데, 어느 여름날 기온이 섭씨 35도까지 치솟은 적이 있습니다. 그날 오후에 그늘에 둔 새장을 확인하러 갔는데, 알통이 너무 뜨겁게 달궈져서 새끼 새 한 마리는 이미 죽어 있었고, 다른 새끼 새들은 낙조 하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금속 알통은 쉽게 식지 않으며 대형조는 워낙 스스로 열을 많이 내는 편이라 알통 내부에는 열기가 가득해 집니다. 나무 알통과는 달리 금속 알통들은 표면 온도도 높습니다. 더운 날에는 아무리 그늘에 둔다 하더라도 새끼 새나 알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제 친구 중에 한 명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지요. 그 친구네 회색앵무가 금속 알통에 알을 낳았는데, 새장이 그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속 알통의 내부가 너무 뜨거워져 알이 모두 “익어” 버렸다고 합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부모새는 무사했고요.

그에 반해, 나무 알통은 아주 무더운 여름철에도 그늘에만 놔둔다면 그다지 뜨거워 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회색앵무와 코뉴어,  소형 잉꼬, 파이어너스 및 대부분의 새들에게 나무 알통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금속 알통은 금강앵무나 코카투에게만 가끔 사용하는데, 이 새들은 나무 알통을 너무 빨리, 너무 많이 갉아내 버리기 때문이죠. 금속 알통에 새가 알을 낳으면 바로 빼서 인공 부화합니다. 나무토막이나 작은 나무 조각들을 금속 알통에 많이 넣어 두면 이런 새들을 알통으로 유인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금속 알통을 이 새들은 잘 사용하고 있으니, 굳이 나무 알통으로 바꿀 생각은 없습니다. (사진 및 자료 출처: http://www.birdchannel.com/media/bird-breeders/about-the-aviary/about-the-aviary-2004-03-03-11061.aspx.pdf)


제 사견을 한가지 덧붙이자면요. 위의 본문 내용 중에 보면, 나무 알통을 교체하기 힘들다면 소독제로 소독을 해 주라고 적혀 있는데, 이게 과연 새에게 좋을지 의문입니다. 아무리 물로 헹궈도 나무에 화학성분이 남게 될 테고, 새들이 그 나무를 물어 뜯으면서 화학 성분을 조금이라도 섭취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나무 알통을 자주 바꿔 달아주는 게 여러 모로 제일 좋겠지만, 그게 안될 것 같으면 플라스틱 알통에 무해한 나무 조각을 조금씩 넣어 주는 게 어떨까 싶어요. 나무를 넣어주면 습도 조절도 더 잘 될 것 같기도 하구요~ 플라스틱 알통이면, 깨끗하게 관리도 가능하고 금속보다는 여름철에 열기가 덜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아래 있는 Marchioro Cockatiel Nest가 마음에 드는데 나중에 코뉴어를 키우게 되면 한번 사용해 보고 싶네요.

http://www.mammothpetsupplies.com.au/buy/marchioro-cockatiel-nest-mirto-2c-cm-24x19x22h/40274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1. 대학시절 절친 중 한 명과 직장 동료의 소개팅을 주선한 적이 있었더랬다. 나름 소개팅 코스를 준비한 그 남자분이 내 절친을 데려간 곳은 바로 마술카페... 마술사가 나와서 카드 마술도 보여주고 분위기도 화기애매(?)했는데, 마술사가 모자에서 비둘기 꺼내어 새를 날리는 지점에서 첫 만남의 로맨틱함은 완전히 깨져버렸다. 내 절친의 조류 공포증 때문! 꾸에에에 꺄아아아아악!!!

2. 어릴 적 우리 집 마루에는 박제된 꿩 두 마리가 놓여 있었다. 한 놈은 장끼였고, 다른 한 놈은 까투리였는데 암수 한 쌍이 정답고 오붓해 보이기는커녕, 뭔가 섬뜩한 느낌이 있어서 나는 그 쪽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었다. 이미 죽은 새들이 꼿꼿하게 살아있는 모습으로 세워져 있는 것이 기괴했다고나 할까? 모든 피조물들은 그 생명을 다하고 나면, 흙으로 돌아가 새로운 모습으로 아름답게 다시 피어나야 한다는 것을 어린 시절의 나는 과연 알고 있었던 것일까?

4. 난 비둘기가 참 싫다. 참새는 무지 귀여운데 반해, 비둘기는 참 지저분하고 징그러운 느낌이다. 비둘기가 머리 위로 푸드득 날아갈 때면, 수백마리의 벼룩과 이를 살콤히 내 머리 위에 흩뿌려주는 듯한 기분! 히치콕 감독의 '새'도 비둘기 혐오증에 한 몫을 했을 터. 데룩 데룩 굴리는 표독스런 노란 눈동자와 딱딱해 보이는 발, 꼬질꼬질한 회색빛 털까지.... 88올림픽에서 수천마리의 비둘기를 하늘로 날리기로 결정한 사람을 멱살잡이라도 하고픈 마음이 울컥 울컥 올라온다고나 할까.

5. 친구네 집에 놀러가기로 약속했는데 앵무새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내심 걱정이 앞섰더랬다. 꿩 박제에 대한 트라우마와 비둘기의 불결한 이미지와 영화 '새'에 대한 공포가 합쳐져 조류 자체가 싫었으니까. 그런데 이게 웬일! 병아리처럼 노랗고 작은 그 앵무새가 내 손가락 위에 뽀로롱 날아와 앉는데 의외로 귀엽다?! 게다가 조류의 발은 차갑고 딱딱할 줄 알았는데 그 아이의 발가락은 말랑말랑하고 따뜻하다!!!! 오마나~!!!!! 어쩌면, 정말 어쩌면 이러다가 나 새를 좋아하게 될지도 몰라!!??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저는 지금 레드핀 라이스 피쉬를 새우들과 함께 키우고 있습니다. CRS와 합사가 가능한 어종이라고 하여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고 하던데, 다 자란 물고기 크기가 2cm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초소형 어종입니다. 반짝이는 눈이 매력이며, 꼬리 끝에 예쁘게 빨간 테두리가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선 많이 키우는 어종이 아니다보니, 수족관을 통한 구입이 조금 힘든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죠. 

새우와 합사할 수 있는 열대어를 찾고 있던 차에, 2cm도 채 안되는 초소형 어종이 있다는 말을 듣고서 지름신께서 제게 냉콤 찾아 왔지요. 레드핀 라이스피쉬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그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잘 살 수 있는지 제대로 알아 보지도 않고 무작정 온라인을 통해 6마리를 구입했는데 며칠 되지 않아 두 마리가 훌쩍 용궁으로 떠나 버렸습니다. 불쌍한 아이들.... 생각해보면 수입되는 과정에서도 힘들었을테고, 택배로 배송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은데다, 저희집 어항에 투입되면서 수질 변화에서 오는 충격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초보 주인의 어설픈 행동들도 한 몫 했겠죠. 몸집이 워낙 작은 아이들이다 보니, 작은 변화에도 힘들어 하는 편이지만 일단 수질이나 수온에 적응을 하면 번식도 하면서 잘 지냅니다. 저희 집 어항에 적응한 세 마리의 아이들이 교배하여 아기 물고기 일곱마리가 태어 났고, 그 애들은 어항에서 지금도 잘 살고 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우리집표 F1인 셈이랄까요. ^^

레드핀 라이스피쉬를 키우는 사람이 한국에 별로 없다보니, 제 경우엔 사육 방법에 관한 자료 찾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먹이로 뭘 줘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수조 환경은 어떻게 꾸며 줘야 하는지도 모르겠더군요. 사실은 그래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초보 주인들을 위한 국문 자료가 있다면 다른 분들이 그걸 참고해서 저보다 더 잘 키울 수 있겠다 싶어서요. 저처럼 어설픈 시행착오도 거치지 않으실테니 레드핀 라이스피쉬들도 더 잘 자랄 수 있을테지요. 그래서 해외 웹사이트를 서핑하면서 번역한 자료에 제 경험을 덧붙여 글을 올립니다. ^^

레드핀 라이스피쉬를 키우면서 별별 일들이 다 있었는데, 물고기를 옮기던 과정에서 한 마리가 어망에서 갑자기 폴짝 하고 뛰어 오르더니 가구 밑으로 숨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너무 놀라서 꺅 소리를 지르고 미친듯이 찾았는데도 못 찾겠더군요. ㅠ.ㅠ 포기하는 마음으로 다시 가구 밑을 뒤지는데 멸치 직전의 반건조 상태의 그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마음이 어찌나 짠하고 미안하던지... 사죄하는 마음으로 컵에 물을 담아 그 아이를 넣어 두었는데 잠시후 정말 기적처럼 꿈틀하고 그 아이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는 겁니다!!! 그 대단한 생명력에 놀랐고, 괴롭고 힘들었을텐데 잘 견뎌주어 고맙고 기특했죠.

넌 이름이 뭐니?

우리나라 수족관에서는 레드핀 라이스피쉬(redfin ricefish)이라고 흔히 부르고 미국에선 메콩강 레드핀 램프아이 킬리피쉬(Mekong redfin lampeye killifish)라고 부른다고 합니다만 이 아이들의 정식 명칭은 oryzias mekongensis 입니다. Beloniformes목 Adrianichthyidae과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넌 어디에서 왔니?

메콩강 일대에서 서식하며 태국 동북쪽 지류부터 라오스, 캄보디아 등지에서 발견됩니다. 발생지와 관련된 정보가 거의 없긴 하나, 이 종은 민물에서만 서식하며 약산성의 맑은 고인 물에서 주로 삽니다. Rainboth에 따르면 얘네들은 운하, 배수로 및 연못에서 서식하는데, 가는 잎의 수초들이 빽빽하게 자라는 곳에서 특히 잘 자란다고 합니다.

얼마나 크게 자라니?

레드핀 라이스피쉬의 최대성장길이는 15 – 21 mm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입도 굉장히 작아서 어지간히 작은 사료도 잘 못 먹습니다. 이 때문에 CRS와 합사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는 것 같은데, 최대성장길이가 작다고 해서 꼭 새우와 합사가 100%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레드핀 라이스피쉬가 아무리 작은 열대어라 하더라도 포식동물이기 때문에 갓 태어난 치새우는 먹을 수 있으니까요. 새우와의 합사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어떤 환경에서 사니?

레드핀 라이스피쉬를 키우려면 어항 크기는 최소한 40 * 20 cm 이상은 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이보다 더 큰 어항에서 키울 수 있으시면 당연히 더욱 좋지요. 얘네들이 아무리 작은 열대어라 하더라도 어항이 너무 작으면, 수질 및 수온의 변화가 쉽게 생겨서 물고기가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레드핀 라이스피쉬를 키우는 어항에는 잎이 가는 수초를 많이 심어놓는 것이 좋으며, 수초가 밀집해 있고 다소 어두우며 개방된 구조로 된 어항이 적합합니다. 뒤틀린 나무 뿌리나 이끼가 활착된 유목으로 장식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이와 같은 환경에 키우는 것이 이 아이들의 발색을 드러내기에도 적합하며 타 어종과의 합사 시에도 생존 확률을 높여 줍니다.

물의 온도는 23 – 27 °C, pH는 6.0 – 7.5, 경도는 36 – 268 ppm가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CRS는 21-23°C, pH 6.0 - 7.0, 경도 150 - 200 ppm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사실 이러한 수치들을 절대적으로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레드핀 라이스피쉬는 수온이나 수질의 변화에 민감한 편입니다. 역으로 이야기 하자면 수질이 조금 나쁘더라도 차라리 꾸준하게 일정한 환경에서는 적응하면서 잘 살지만, pH나 수온의 급격한 변화에는 적응을 잘 못하는 편입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사육 초기에 부분 환수를 하면서 10% 정도만 바꾸는 것이니 별 문제 없겠거니 생각하고 조금 차가운 물을 넣었더니 바로 한 마리가 백점병에 걸리더군요. ㅠ.ㅠ

레드핀 라이스피쉬를 키우기 힘들다고 하소연 하시는 분들은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름대로 참 맑고 pH도 적절한 물을 정성껏 준비한 다음에 "조금 지저분한 물에서 살던 레드핀 라이스 피쉬" 성어를 이곳에 넣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정성껏 준비한 물에 아무 문제가 없더라도 이 녀석은 성장했던 물과 미묘하게 수질이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갑자기 죽거나 약해지기 쉽습니다. 사실 아무 문제가 없는 물이었는데도, 초보 주인은 힘들게 구한 성어가 죽었다는 이유로 물에 대한 의구심들을 품게 되며 쓸데없는 행동들 (소위 물에 좋다는 첨가물을 어항에 넣는다든가 환수를 과도하게 한다든가 예방 치료제라는 약품을 투입한다든가...)할 수 있지요.

아쿠아 토양계의 수조라면 기본적으로 난생 송사리에게 아무 문제도 없다는 걸 기억하시면 됩니다. 환경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새로 구입한 레드핀 라이스피쉬들이 죽거나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에 섣부르게 자신감을 상실하지 않는 것이죠. 환경 변화에 대해서 얘네들은 섬세한 편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긴 것 뿐, 꼭 여러분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수질 변화에 민감한 아이들이니 아래 사항들은 꼭 유의해 주세요. ①어항은 물잡이 기간을 충분히 두어 여과 박테리아가 생길 수 있게끔 최소 1주일 이상 물을 묵혀 놓아 주세요. 여과 박테리아가 생기려면 그냥 물을 어항에 담아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여과기를 돌리면서 박테리아제를 구입하여 넣어 주는 방법도 있고 달팽이나 수질 변화에 강한 생물들을 미리 투입해 주는 것도 좋아요. 잘 잡힌 물은 탁한 기운 없이 아주 쨍하게 맑고 물비린내와 같은 특별한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흔히 집에 어항이 있으면 비린내가 날 것이라고들 생각하시는데 정상적인 상태의 어항이라면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②레드핀 라이스피쉬를 넣기 전, 새로운 수조의 물에 적응할 수 있게끔 물맞댐을 충분히 해주세요. 저는 2~3시간에 걸쳐서 나름대로 천천히 물맞댐을 해주면서 새로운 수조의 온도와 pH에 적응하게 해주었는데도 두 마리나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전문가들은 3일에 걸쳐서 물맞댐을 해주라고 권장하네요. ③ 물맞댐 기간 중에는 먹이를 아주 조금씩 급여해야 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다하게 먹이를 주는 것은 좋지 않아요.

넌 뭘 먹고 사니?  

레드핀 라이스피쉬들은 크기가 작긴 해도 포식동물이기 때문에 작은 곤충이나 벌레, 갑각류 및 기타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삽니다. 적당한 크기의 사료들은 대부분 잘 먹겠지만, 이것들만 급여해서는 안됩니다. 물벼룩, 알테미아, 장구벌레 등을 생으로 또는 건조시켜서 주시면 물고기 색상도 좋아지고 번식도 잘 된다고 합니다.

제 경우엔 레드핀 라이스에게 맞는 사료를 시중에서 찾는 데에 한참 걸렸던 것 같습니다. 테트라민 미니그래뉼을 부셔서 줘 보기도 하고 오메가3라는 사료를 사서 줘보기도 하고, 자크노 탈각알테미아를 급여해 보기도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쿠아프로250는 분말 형태로 되어 있어서 급여하기도 편하고 잘 먹는 편인데 다만 이게 치어들을 위한 사료다 보니 지방 성분이 많아서 급여량 조절을 잘못하면 어항 수면에 기름기가 잘 생깁니다.  탈각 알테미아는 먹이 반응이 조금 떨어지는 편입니다. 메디구피는 사료가 조금 크기 때문에 손으로 살살 부숴서 줘야 하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긴 해도, 먹이 반응은 그 어떤 사료보다 좋았고 쥐포같은 냄새도 없어서 개인적으론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메가3와 테트라민 미니는 먹이 반응도 느리고 입자가 너무 커서 그런지 얘네들이 잘 못 먹습니다.

사료 이외에도 생먹이를 주는 게 좋다고는 하던데, 저희 집 어항엔 코페포다와 미즈 지렁이가 이미 살고 있어서 레드핀 라이스피쉬들이 알아서 잡아 먹으며 살고 있습니다. 레드핀 아이들이 워낙 열심히 사냥을 해서 코페포다의 씨가 마를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간간히 조금씩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레드핀 라이스피쉬는 워낙 몸집이 작은 애들이라서 입도 짧습니다. 조금 부족한 듯한 느낌으로 사료를 주세요. 많이 줘봐야 수질만 탁해지니까요. 급여하는 양은 물고기 크기나 숫자에 따라서 달라 지니까 정답은 없을 것이고, 대충 봐서 2~3분 내에 먹어 치울 정도가 좋은 것 같습니다.

함께 키울 수 있는 어종이 궁금해

레드핀 라이스피쉬는 꽤 얌전한 편이지만 워낙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다른 종들과 합사하기가 용이하지는 않습니다. 몸집이 큰 어종과 잘못 합사시켰다간 생먹이가 될 거에요. 다른 어종들과 함께 키우고 싶다면 비슷한 크기의 종으로 보라라스류, 소형 라스보라, 다니오네라, 민물 새우류 (야마토새우, 생이새우류)와 합사가 가능한데요. 새우와의 합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소형 구라미나 아주 작은 베타 종류와도 합사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번식시킬 목적이라면 단독으로 키우는 것이 좋으며 다른 송사리 과와는 교잡될 수 있으니 함께 키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동종에게는 공격적이지 않으며 8마리 또는 그 이상으로 키우면 보다 효율적이고, 좀 더 대담하게 활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너는 수컷? 암컷??

수컷의 성기는 작은 관 형태로 생긴 반면 암컷의 성기는 두 개의 엽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수컷은 몸통이 암컷에 비해 날렵한 편이며 밝고 붉은 오렌지 빛의 테두리 줄무늬가 꼬리 지느러미에 있는 반면, 암컷의 꼬리 색은 훨씬 흐립니다. 솔직히 아직까지도 저는 그 둘의 구분이 참 어려운데 배 모양과 꼬리 색깔을 보면 조금씩 감이 옵니다. 꼬리 색깔이 예쁘고 배가 늘씬하면 수컷, 꼬리 색이 흐리고 배가 볼록하면 암컷입니다.

레드핀 라이스피쉬, 가족의 탄생!

레드핀 라이스피쉬를 키운지 한달쯤 되었을 때, 어느날부턴 이틀 정도 이 아이들이 사료를 먹지 않는 겁니다. 무슨 병이 생겼나 싶기도 해서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 어항을 유심히 살펴보는데 웬 벌레같은 반짝거리는 아이들이 어항에 떠있는 거에요. 이게 뭐지? 하고 들여다 보는데 바로 레드핀 라이스피쉬의 치어들이었습니다. 치어들인데도 눈에서 레이저를 슉슉 발사하면서 어찌나 반짝 반짝거리던지~ 놀란 마음을 추스르며 얼른 그 아이들을 뜰채로 떠서 분리해 주었지요.

레드핀 라이스피쉬는 번식시키기 상당히 쉬운 편이며 다산하는 편으로써, 성체 암컷의 경우 좋은 환경에서는 매일 또는 수일에 한번 꼴로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산란은 보통 이른 아침에 이루어지며 색이 짙어진 수컷이 방어적인 행동을 취하면서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서로 영역 싸움을 합니다. 끈끈한 알들이 한꺼번에 배출되며 동시에 수정이 이루어지는데 한동안 암컷의 몸에 매달려 있다가 수초나 적당한 장소에 놓여집니다.

카봄바(붕어마름)나 택시필리엄과 같은 가는 잎 수초가 가장 좋지만, 인조 산란처나 여타 보조기구 사용도 가능합니다. 저는 부상수초들을 띄워 놓았더니 암컷이 부상수초 뿌리에 알을 붙이더군요. 부화기간은 온도에 따라 다르긴 하나 보통 1-3주 가량 소요되며, 성어들은 알을 먹지는 않지만 돌아 다니는 치어들은 잡아 먹습니다. 수조에 수초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다면 소수의 치어들은 살아 남겠지만, 되도록 알이나 치어들을 분리해서 치어항에 넣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치어들에게는 탈각 알테미아 등을 급여하시면 되지만, 그냥 주면 잘 못먹고 더 미세하게 부숴줘야 합니다. 부화일이 서로 다른 치어들을 한꺼번에 키울 때에는 크기 차이가 나게 되면 더 작은 치어들이 잡아 먹힐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저는 얘네들이 난태생이 아니고 난생이라는 걸 알고나서, 즉 치어로 낳지 않고 알로 낳는다는 걸 알고서 혹시나 싶어 유심히 관찰해 보았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알이 부상수초 뿌리들에 다닥다닥 붙어 있더군요. 뿌리에 붙어있는 알들을 성어들과 분리해 두었더니 건강한 치어가 태어났고 분리해둔 덕분에 다른 성어들에게 잡아 먹히지도 않고 부화해서 현재 잘 자라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레알, 진짜로 새우와 잘 지내?

이 글을 읽는 사람들 가운데 새우를 키우는 분들은 이게 제일 궁금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레드핀 라이스피쉬를 키우고나서 아직까지 죽은 새우는 없습니다. 레드핀 라이스 피쉬들이 겁이 참 많아서 새우들이 근처에 오기만 해도 옆으로 쇽쇽 피해가는 편이고 새우와 생활하는 영역도 그다지 겹치는 편은 아닌데다 호기심도 많지 않고 새우를 건드리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의 크기가 아무리 작다해도 얘네들이 포식동물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 자란 성어의 크기가 2cm에 불과한 초소형 어종이라 입이 작아서 새우를 '못' 먹는 것 뿐이지 새우를 '안' 먹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레드핀 라이스피쉬가 치비 생존율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자기네 동족인 치어들도 그렇게 열심히 잡아 먹으며 사료엔 입도 안 대는 애들인데, 뭘 기대하겠습니까? 새우가 얼마나 맛있는데요 ㅠ.ㅠ (새우와 열대어의 합사에 대한 포스팅 보러가기)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레이저를 쏘는 것처럼 반짝이는 눈과 오렌지빛 꼬리 지느러미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어항에 있던 코페포타와 미즈지렁이는 확실히 줄었고 새우들만 있어서 밋밋하던 어항에 열대어들이 생기고 나니 색다른 재미도 생겼습니다. 새우항의 적으로 불리는 플라나리아도 잠깐 생겼었는데, 그것도 이 기특한 녀석들이 꼭꼭 쪼아서 잘 먹어 치워 주더군요. 지네들끼리 몰려 다니면서 가끔 유영하는 모습도 보여주니 그 역시 큰 즐거움입니다. 새우들이 폭풍 번식을 하지는 못할지 모르겠으나, 자연 생태계가 원래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 집니다. 새우를 키우는 목적이 번식인 분들께는 절대 비추하겠으나, 그게 아니라면 새우와 이웃하여 함께 키울 친구로는 참 매력있는 물고기입니다. 저는 이 아이들이 참 좋은데, 다른 사람도 얘네들을 좋아하란 법은 없으니까 입양 여부는 신중하게 생각해 보시고 결정하세요. ^^

참고자료: http://www.seriouslyfish.com/species/oryzias-mekongensis/

http://kcj.cside.com

http://www.aka.org

http://www.killifish.co.kr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가끔 우리 인생은 처음에 계획한 것과는 조금씩 다르게 흘러가곤 합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이라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재미있는 것이 인생입니다. 열대어를 키우고 싶어서 어항에 물도 넣고 수초도 심으며 준비하던 저는 이끼 제거 차원에서 새우 몇 마리를 어항에 넣었고 어쩌다보니 그곳이 새우항이 되어 현재 CBS (Crystal Black Shrimp)와 체리새우를 열심히 키우고 있지요.

새우들을 키우다 보니, 보면 볼수록 참 귀엽고, 새우들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됩니다. 새우들이 바닥을 열심히 뒤적거리며 뭔가 냠냠 주워 먹는 모습도 귀엽고, 방란하여 아기새우들이 돌아 다니는 것도 신기하고, 또 가끔은 물고기처럼 수초 사이를 폴폴거리며 돌아다니는 것도 예쁩니다. 가끔은 새우를 귀여워하는 제 자신이 신기하기도 하고, 에니매이션 심슨가족에서 호머가 바닷가재를 애완용으로 애지중지 키우던 에피소드가 문득 떠오르기도 해요. 참고로 그 에피소드 결말은 다소 황당한데... 호머 심슨은 따뜻한 물에 바닷가재 Pinchy (네이밍 센스 짱!)를 목욕시키려다 실수로 뜨끈하게 익혀서 죽이고, 호머 심슨은 Pinchy의 죽음을 슬퍼하며 냠냠 먹습니다...읭?! -_-

여튼 평화롭던 저희집 새우항에 언제부턴가 불길한 기운이 엄습하게 됩니다. 어항에 이상한 생물들 -작고 하얀 점과 가늘고 흰 선-이 나타나 꼬물거리기 시작했던 것이죠 -_- 너무 작아서 이게 뭔가 했는데 그 흰 점의 이름은 코페포타였고, 흰 선의 이름은 미즈지렁이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생태적으로 새우가 살기 적합한 어항에서 나타나는 착한 생물들이었지만 외관상 제 마음에 드는 애들은 아니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열대어들이 사는 어항에서는 쉽게 잡아 먹히는 편이지만, 새우들은 얘들을 잡아 먹지 못하더군요. 이때 제 마음 속엔 하나의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새우를 잡아 먹지 못할 정도로 작은 열대어라면, 코페포타와 미즈 지렁이를 잡아 먹으며 새우와 함께 공생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 것이지요.

새우는 열대어와 함께 키울 수 없다?

새우와 열대어 합사에 관한 자료를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새우와 함께 키울 수 있는 열대어를 알려 달라는 질문을 새우 관련 동호회에 올리면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 같았습니다. 새우는 열대어와 함께 키울 수 없다! 정 함께 키우겠다면 새우 번식은 포기해야 한다! 열대어와 합사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참 다양했고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었죠.

생태 피라미드의 약자: 새우는 사람들 입맛 뿐만 아니라, 물고기들 입맛에도 참 맛있나 봅니다. 하긴 물고기 입장에서 새우는 먹기도 편하고, 맛도 좋고, 키토산과 칼슘, 타우린도 섭취할 수 있으니 일석 삼조의 영양식입니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우던 생태학적 피라미드를 떠올려 보더라도 쉽게 이해되실 것입니다. 자연계에서도 새우는 생태 피라미드의 하위에 속해 있으며, 육식을 하는 어류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훌륭한 영양원입니다. 게다가 수조에 있는 열대어들은 만날 맛없는 가공 건조사료만 먹는데, 그 애들 눈 앞에 먹음직스러운 생새우가 왔다 갔다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퍽퍽한 통조림만 매일 먹던 호랑이 앞에 통통한 생닭을 두는 셈인거죠.

눈에 띄는 색상: 새우전문가 Ryan Wood에 따르면, 새우는 자연 상태에서는 포식자에게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합니다. 이때 새우의 보호색은 새우를 포식자의 눈에 잘 띄지 않게끔 도와주기 때문에 위험을 줄여주는 큰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관상용 새우들은 눈에 아주 잘 띄는 색상으로 교배를 통해 인위적으로 브리딩 된 것입니다. 야생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빨갛고 파랗고 새하얀 새우들은 자신의 보호색이 없는 셈이며, 이 때문에 육식성 어류와 함께 관상용 새우를 키울 경우 수조에서의 새우 생존 확률이 급격히 낮아 집니다. 육식성 어류의 눈에 이런 현란한 색상의 관상용 새우들은 네온램프를 달고 있는 것만큼이나 잘 보이니까요.

탈피를 통한 성장: 새우와 같은 절지동물은 탈피 과정을 통해 외골격을 벗은 다음 성장해 갑니다. 새우의 탈피 주기는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수조의 수질이나 영양상태 등에 따라 결정됩니다. 새우를 키우다보면 허연 새우 껍질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새우 형태가 그대로 살아 있어서 깜짝깜짝 놀라게 됩니다. 새우들은 탈피를 할 때에 표면이 극도로 민감해진 상태가 되어 이때 잘못 건드리면 죽기도 하는데, 호기심 많은 열대어가 이때 새우를 톡톡 건드리면 소중한 새우가 어떻게 될까요? 속설에는 새우가 탈피할 때에는 물고기들의 후각에 '맛있는' 냄새가 난다고도 합니다. 이때 물고기 입이 새우를 꿀꺽 삼킬만큼 크지 않더라도 새우를 톡톡 건드려서 죽게끔 할 수 있다는 뜻이죠.

치새우들의 크기: 일반적인 관상용 민물새우들의 크기는 다 자라도 2.5cm 정도입니다. 야마토 새우와 같이 5~7cm까지 크는 아이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새우들은 상당히 작습니다. 번식을 하게 되어 아기 새우들이 갓 태어나면 그 크기는 우리 눈으로 잘 안보일 정도지요. 아기 새우들은 치새우(稚새우), 치비(ちび: 꼬마를 뜻하는 일본어) 또는 치하(稚蝦)라고도 부르는데 갓 태어났을 때엔 깨알보다 훨씬 작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 치새우들은 아무리 작은 물고기들도 잡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작습니다. 치새우는 열대어들이 간식 정도로 뚝딱 해치울 수 있겠지요.

높은 가격: 저는 지금 체리새우와 CBS를 키우고 있는데, 제가 키우는 두가지 종류 이외에도 관상용으로 품종이 개량된 새우들은 참 다양합니다. 생이과의 스노우볼, 블루펄, 오렌지새우부터 크리스탈새우에 속하는 CRS (Crystal Red Shrimp), 골든아이, 팬더, 킹콩 등등.... 빨주노초파남보! 형형색색의 새우들이 다 있습니다. 그 등급에 따라서는 한마리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새우들도 있어서, 혹여라도 물고기와 합사시켰다간 초호화 물고기 밥이 되는 셈이니 그 후덜덜한 가격의 새우를 누가 감히 열대어와 합사시키겠어요? ^^;;;

무엇보다 애정!: 물론 제가 지금 키우는 새우들은 고가의 새우는 아니지만, 가격을 떠나서 제 애정을 들여 키우는 새우들을 물고기 밥으로 만들고 싶진 않습니다. 제가 처음 체리새우를 구입했을 때 남들이 보기엔 그저 그런 새우였을지 몰라도 제 눈엔 한마리 한마리가 모두 소중하고 특별했습니다. 더 빨갛고 좋은 혈통의 후대를 굳이 갖지 않더라도 두번 다시 선별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할 정도로 말입니다. (해당 포스팅 바로가기)

새우와 열대어를 함께 키우기 위한 조건

위에 설명한 이유들이 새우와 열대어의 합사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소중한 새우들을 키우면서 그 애들이 물고기 밥이 될까봐 안절부절 할 수는 없으니 대부분 새우 브리더들은 새우만 단독으로 키우는 것이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대어를 새우와 함께 키우는 것을 절대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아래에 설명드리는 내용은 위의 위험 가능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새우와 열대어의 합사를 감행하려는 분들께 알려 드리는 내용입니다.  

새우와 키우는 게 가능한 어종은 아주 드물긴 해도 있긴 있습니다. 위에서 나온 내용을 정리하여, 새우와 합사할 수 있는 열대어의 특성을 요약해서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해조류 등 식물성 먹이를 먹는 어종일 것 ② 호기심이 많지 않고 공격적 성향이 적을 것 ③ 가급적 입이 작고 성어의 크기가 작을 것 ④ 약산성(PH 6.0~6.5)의 따뜻한 물(24~26도)에서 사는 어종일 것 등입니다. 합사하는 열대어의 어종 이외에 어항의 조건도 맞아야 하는데, ①모스나 수초가 어항에 무성해서 어린 새우들이 숨을 만한 공간이 많이 확보되어 있어야 하며 ② 새우와 열대어가 모두 살 수 있는 온도와 PH가 필요하고 ③ 충분한 여과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새우와 합사 가능한 열대어 목록

Ryan Wood는 그의 글에서 채식성 어류와 새우의 합사는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위험도에 따라 새우와 합사할 수 있는 열대어 종류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했습니다.

  1. 100% confident to list as shrimp safe (새우와 합사해도 안전함)

  • Ottos  (오토싱)

  2. Potentially harmful (잠재적 위험가능성 있음)

  • Plecos (플레코)
  • Tetras (테트라): 카디널 테트라, 네온 테트라 등
  • Guppies (구피)
  • Endlers (엔들러): 엔들러 타이거 등
  • Rasboras (라스보라): 라스보라 헤테로몰파, 라스보라 브리짓데 등
  • Cory's (코리)
  • Danios (다니오)

  3. Do not house (새우합사 금지)

  • Cichlids (시클리드)
  • Discus (디스커스)
  • Angels (엔젤)
  • Gouramis (구라미)

  4. any other fish not mentioned could be harmful (상기어류 이외에는 합사시 위험할 수 있음)

합사시 주의사항!!

재차 강조하지만, 모든 어류는 -심지어는 위에 안전하다고 언급된 오토싱 조차도- 새우에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오토싱은 육식성이 아니며 채식성 어류라고는 하지만, 오토싱이 이끼를 츕츕 열심히 먹는 바로 그때에 치새우가 이끼 위에 있다가 '실수로' 오토싱 입안으로 쏙 빨려 들어갈 수도 있고, 오토싱이 호기심에 새우를 톡톡 건드렸다가 탈피 중인 새우를 죽게 할 수 있지요. 100% 안전하게 새우와 합사할 수 있는 어류는 없다는 것은 거~ 꼭 명심해 주세요.

그리고 어항에 수초나 모스가 무성해야 치새우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꼭 기억해 주세요. 어항의 충분한 여과력은 당연한 필수 조건입니다. 어항의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야 소중한 새우도 살리고, 예쁜 열대어들도 즐겁게 감상하실 수 있으니까요~

참고로 저는 위에 리스트에는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레드핀 라이스피쉬라는 소형 어종을 새우들과 합사해서 키우고 있습니다. 레드핀 라이스피쉬는 성체 크기가 2cm 미만인 아주 작은 송사리과의 물고기인데, 파란 레이져를 슝슝 발사하는 것처럼 반짝이는 눈이 매력적인 아이들입니다. 레드핀 라이스피쉬를 새우들과 합사 시킨지 두달 정도 되었는데, 아직 죽은 새우는 없었습니다. (레드핀 라이스피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클릭!)

자료출처: http://www.planetinverts.com/safe_tankmates_for_shrimp.html

http://www.shrimpkeepin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어느덧 새우를 키운 지 벌써 한달 넘게 되었네요. 새우를 집에서 키운다고 말하면 주변 사람들은 "이건 뭥미-_-?"의 반응들을 보이고, 심지어 어떤 분들은 김장 담그거나 라면 끓일 때 넣으려고 키우는 것이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아니.어떻게 알았지?)

제가 키우는 새우들은 식용은 아니고 체리새우라는 1~2cm 정도의 작은 관상용 새우인데 고추장처럼 빨간 색깔이 매력인 아이들입니다. 보통 우리가 보통 아는 새우는 회색이잖아요. 여하튼 10마리의 체리새우들이 처음엔 그냥 다 빨갛게만 보였는데 열심히 들여다보니 그 미묘한 발색의 차이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더군요. 체리새우 가운데 생이새우처럼 색이 흐린 녀석들도 있고요. 그런데 그런 회색 새우들과 체리새우가 서로 교잡이 되면 후대에는 색이 흐려 지기도 한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희한한 것은 이걸 알게된 이후부터 10 마리 중에 딱 한마리가 자꾸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빨간 반면에, 딱 한 녀석은 전혀 빨갛다고는 볼 수 없는 그냥 새우젓에 들어가는 새우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회색빛 새우더란 말입니다. 저 새우 한마리 때문에 나의 소중한 새우항이 회색 새우 천지가 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조금씩 생겨나더군요. 그 녀석을 분리시켜야 겠다는 결심을 하고, 공간을 나눠 두었더니 미안하게도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살아있는 생물을 그리 만들었다는 죄책감이 컸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이제 정말 빨간 체리새우들만 남았다는 안도감 또한 생기더군요.

그런데 너무 기괴한 일이 그 직후에 일어났습니다. 그 회색 새우 한 마리가 별이 되었으니, 정말 예쁜 9마리의 빨간 체리새우만 남게 될 줄 알았는데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일까요. 수조 안에 거무튀튀한 새우 한 마리가 갑자기 제 눈에 띄더란 말입니다. 눈을 비비고 다시 쳐다봐도 그 새우가 '안녕? 나 원래부터 여기 있었는데?' 이러면서 저를 빤히 쳐다보더라는 거죠! (물론 그 새우가 말은 안했어요 -_- 새우가 말을 하면 그따위 색깔이 문젭니까!?) 제가 은연중에 새우 열 마리를 색깔 순서대로 1등부터 10등까지 열 세워놓고 있었는데, 10등 하던 꼴찌가 떠나가고 나니 9등이 꼴찌가 되어 또다른 미운 오리새끼가 되어 있더라는 겁니다.

이 지점에서 잭 웰치가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잭 할아버지가 GE에 도입하여 사용하던 인사시스템인 활력곡선 (vitality curve)을 저는 우연히 새우항에 도입한 셈이었으니까요. 잭 웰치는 활력곡선을 이용해 조직 구성원을 평가 등급에 따라 상위 20%는 핵심 정예, 70%는 중간, 10%는 하위층으로 구분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핵심 정예층은 특별 대우를 받으며 리더로 양성되고 중간층은 지속적인 교육, 훈련을 통해 핵심 정예가 될 수 있도록 육성하고 하위 10%는 퇴출 대상이 되지요. 하위 10% 퇴출은 곧 열 마리의 새우들 중 회색새우 한 마리 골라내기와 같은 '적자생존'의 논리입니다. 그렇다면 하위 10%를 골라내고 골라내다보면, 정말 우성인자들만 남아 끝내주게 잘나가는 조직(또는 어항)이 되나요?

불행히도 새우항의 예에서 보여지듯, 조직 내에서 활력곡선의 도입은 정말 위험할 수 있는 발상입니다. 하위 직원을 내보내면 1~9등만 남게 되니 일 잘하는 사람만 남게 되고, 회사에서 퇴출 당하지 않기 위해 모두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되는 활력 넘치는 조직이 될 거라는 환상을 가질테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10등 새우가 떠나가면 9등 새우는 저절로 하위 10%가 됩니다. 회색 새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9마리의 빨간 새우는 조직에 대한 신뢰를 잃어 버립니다. 나를 언제 쫓아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로가 협동하기 보다는 하위 10%가 되지 않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고 밟기에 급급합니다. 회사에 위기가 생기면, 회사라는 거대한 배를 구하기 위해 모두 함께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재빨리 다른 배에 승선하기 위해 서둘러 구명조끼를 입고 탈출합니다.

물론 건전한 조직을 위해 적절한 수준의 turnover는 필요할테지요. 하지만 인위적이고 강압적인 방식의 '활력곡선'은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10등이라 할지라도, 조직 내에서 그가 하는 역할이 분명 존재합니다. 또한 지금은 10등 일지라도 그에게 관심과 기회를 준다면 핵심 정예가 될지 모릅니다. 더불어 조직의 문화가 건전한 방향으로 가면, 건전한 수준의 순환이 자연히 이루어진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봐요. 잭~ 당신은 새우를 키워봤어야 했어요. 

P.S. 갈색 줄무늬의 새우들도 몇일 전에 제 수조로 이사 왔어요. 꺄앗. 너무 예쁩니다. 굳이 경영학적인 화법로 이야기하자면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랄까요. 아항항항~어때요, 잭? 부러우시면 지는 겁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열대어를 키우고 싶은 마음에 폭 23cm의 한뼘 크기 어항을 인터넷으로 구입했습니다. 물고기는 매장에서 직접 구입하려고, 물고기를 뺀 나머지 물품들을 온라인으로 샀죠. 생명을 책임지고 키우는 일이니 무작정 할 수는 없겠다 싶어서 네이버 검색을 통해 관련된 포스팅들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작은 초소형 어항이더라도 여과기도 필요하다고 하고 이것 저것 준비할 게 많더라구요.

글로 배운대로 걸이식 여과기도 설치하고 수초도 심고 물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물을 잡는다는 건 물고기를 넣기 전에 어항에 물을 담아서 수도물의 화학적인 성분들이 분해될 수 있게끔 시간도 주고, 안정화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주일쯤 지나고 나니, 탁했던 물이 맑아지기에 이젠 열대어를 사서 넣어도 되겠다는 마음에 신림동에 있는 꽤 큰 열대어 매장에 방문했습니다. 마음으로 점찍어 두었던 열대어들을 이것 저것 구경하고서 귀염 돋는(!) 노오란 라미네지 두 마리를 구입하기로 결정!

예쁜 물고기도 골랐으니 신나는 마음으로 결제를 하려는데, 점원 분이 어항에 물 잡을 때 여과 박테리아는 넣었냐고 갑자기 제게 물어 보시는 겁니다. 저는 수질 안정제만 넣었는데, 박테리아제 역시도 꼭 넣어줘야 한다고 하시면서 물고기는 사지 말고 우선 여과 박테리아를 넣어주고 일주일쯤 후에 오라고 하시더군요. -_- 제 나름의 방식(?)으로 물을 잡겠다고 일주일도 넘게 기다렸는데 또다시 일주일을 기다리라니! 꼭 그걸 넣어야 하는 거냐고 재차 묻자 그걸 넣어줘야 물고기들이 건강하게 산다고, 여과 박테리아들이 있어야 물이 맑게 유지되는 거라고 설명해 주시네요. 장사하는 분이니 편하게 물고기와 함께 박테리아제든 뭐든 한꺼번에 팔면 그만일텐데, 굳이 물고기는 다음에 사라고 말리시니 물고기 구입은 후일을 기약하며 그냥 돌아 왔지요.

물고기 한 마리 없는 수초 어항은 참 심심했습니다. ㅠ_ㅠ 그래도 참고 참고 참아 일주일이 되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시간이 그쯤 흐르자 어항엔 조금씩 이끼들이 생겨나더군요..또다시 네이버 지식검색!!! 이끼 제거엔 새우가 최고라는 말에 자극을 받아 체리새우를 구입했습니다. 

새우를 어항에 넣기 전에 '물맞댐'을 해서 1시간에 걸쳐 수온도 맞춰 주고, PH도 맞춰주고서 한마리씩 조심스럽게 입수시켰지요.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는 생물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에 어항의 물을 새우가 담긴 봉지 속 물과 조금씩 섞어 주어서 새로운 환경에 점진적으로 적응시키는 과정을 '물맞댐'이라고 합니다) 사실 물맞댐도 처음 해보는 것이라서 걱정이 되었는데 물맞댐 후에 어항으로 입수해 주자 마자, 새우들이 수초에 붙어서 뭔가 냠냠 맛있게 먹고 왔다 갔다 하면서 '물 만난 고기' 마냥 좋아라 하더라구요~ ^^

빨간 새우들이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자니까 어찌나 귀엽던지! 수초만 3주 가까이 보다가 고추장 색깔의 새우들이 어항 안을 돌아 다니니 감탄+경이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열마리 새우들 가운데 두마리가 배가 좀 유달리 노르스름하고 빵빵더라구요. 처음 어항을 둔데다가 새우에 대해서는 기껏해야 '대하 소금구이는 참 맛있다'는 정도나 알던 사람이 이게 뭔지 어떻게 알겠어요. 또다시 폭풍 검색. -_-

그런데 이게 웬 일 입니까? 배가 노랗고 빵빵한 건 임신한 거라고 떡하니 적혀 있는 겁니닷. 처음 키워보는데 열 마리 중에 자그마치 두 마리나 포란한 새우가 오다니요. 그 날, 그 다음 날, 그 다음 날도 퇴근하자마자 어항 앞에 딱 붙어서 그 포란한 녀석들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무언가 한 녀석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요. 그 사진이 바로 이것!

위의 체리새우 배 아래쪽에 아주 자세히 보시면 뾰족하고 투명한 새끼 새우가 톡 떨어져 있음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마나! 새우 배에서 알 상태가 아닌 새끼 상태로 나오는 줄은 정말 몰랐는데, 저런 식으로 한마리 한마리씩 나오는 겁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어미새우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포란 도중에 알을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땐 그냥 알 형태로 낳는다고 하네요)

어미새우는 왔다 갔다 하면서 수초 여기 저기에 한마리씩 새끼 새우들을 낳았습니다. 수초 심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말 진기한 광경이었고 바로 그 순간에 제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니 굉장히 절묘한 타이밍이었어요.

그리고 위의 사진은 2~3일쯤 후에 찍은 아기 새우들의 모습입니다. 사진으로 보기엔 굉장히 커보일 수 있겠지만 어미 새우의 크기가 1.5cm 정도 되고, 아기 새우들은 거의 깨알 만하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제가 요즘은 이 재미로 퇴근하고서 컴퓨터도 켜지 않게 되네요^^

졸지에 제 어항은 새우들의 보금자리가 되었으니, 새끼 새우들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열대어를 넣지는 못할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체리새우를 오래 키워도 치비 보기가 힘들다고 하시던데 키운지 1주일도 채 안되어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기다니 참 기쁩니다! 지리하게 긴 시간동안 물을 잡은 보람이 있어요. 그 기다림이 싫어서 만약에 그냥 마구잡이로 풍덩 풍덩 새우를 넣었더라면 이 귀여운 녀석들을 못 만났을테니까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키우겠습니당~^^

PS. 오늘 점심에 보쌈을 먹으러 갔는데요. 보쌈과 함께 나온 새우젓...! 그걸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키우는 체리새우와 사이즈나 형태면에서 97% 일치하는 비쥬얼이라니...크흡! 새우깡 봉지에 그려있는 그림을 봐도 과자 자체의 형태는 새우와는 전혀 다르니 먹을 때 아무렇지 않은데, 새우젓은 정말이지.... 그럼 이 글의 제목은 "새우젓 랩소디"라고 제목을 고쳐야 하는 걸까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