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패션 트렌드는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쯤 구입했던 코트를 올해 입으려고 꺼내보니, 뭔가 어색하고 살짝 뒤처진 느낌이 드니 말입니다. 언제부터인가 패션의 변화 속도가 너무나 빨라졌습니다. 이러한 패션 경향을 일컬어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 부릅니다.

패스트 패션이란?
패스트 패션은 소비자의 기호를 즉각 파악해 곧바로 시중에 내놓는 속성 패션으로, 스페인의 글로벌 패션브랜드인 자라(ZARA)가 이 분야의 대표 주자입니다. 명품의 경우 새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기간이 통산 1년 정도이나, 자라는 매장에서 소비자의 수요를 즉각 파악, 연구해 디자이너들에게 신속히 제작을 의뢰하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새 제품 출시 기간을 4-8주로 줄였다고 해요. 이를 위해 자라는 도요타식 생산 방식인 ‘저스트 인 타임’(재고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하된 재료를 곧바로 제품 생산에 투입하는 상품 관리)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2004년 경쟁사인 스웨덴의 헤네츠앤드모리츠(H&M)나 갭(GAP) 등의 신제품은 2000-4000개에 그친 반면 자라는 1만1000여개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하며, 자라의 성공 덕택에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Inditex)는 2004년 7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후에 H&M도 패스트 패션에 뛰어들었고 패스트 패션은 유행에 민감한 10대들의 영역을 넘어 프랑스, 독일, 스페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급성장 중입니다.


패스트 패션과 환경문제
모든 소비중심의 문화가 그러하듯이, 이와 같은 패스트 패션 역시 환경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2007년 1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패스트 푸드가 건강에 위협을 주듯, 패스트 패션은 환경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의류산업(sustainable clothing)'을 논의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잘 입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티셔츠와 스웨터가 샌드위치보다 더 싸게 판매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패스트패션은 쓰레기를 양산하는 ‘환경의 적’”이라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더 타임스 역시 “녹색(환경운동)은 새로운 검정(패션에서 기본이 되는 색)”이라고 밝히면서 패션계 역시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지요. 패스트 패션은 빠른 유행에 맞추기 위해 '더 싸게,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만들기 때문에 쓰레기 양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탄소 배출량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매시즌이 아닌 2주에 한 번씩 디자인이 바뀌어 나오는 패스트패션의 경우에는 유행이 지나면 버려지는 것이 대부분이며, 버려진 의류는 소각 처리되면서 이산화탄소와 다이옥신 등 각종 유해물질을 발생시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됩니다. 이와 같이 패스트 패션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그 폐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다고 합니다. 옷도 자원의 일종으로 여겨 일반 쓰레기와 같이 매립하거나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재활용 패션 브랜드가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 것이지요.

친환경 패션의 종류
친환경 패션은 크게 자원 재활용, 리폼, 천연 소재, 동물성 소재 미사용 등으로 나뉘게 됩니다. 손바느질과 리폼, 핸드 페인팅으로 헌 옷을 새로운 느낌으로 리폼하거나 환경오염이 없는 원단으로 옷을 만들고, 버려지는 캔이나 일회용품으로 액세서리를 만드는 등 생활 속에서 친환경 패션을 실천하는 것이지요.

▼ 재활용 패션
입지 않는 티셔츠를 잘라내 아이 실내복이나 턱받이를 만드는 등 간단한 것부터 헌 옷과 자투리 천을 이용해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습니다. 헌 옷 리폼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고, 특히 아이 옷은 가위와 바늘, 실 등 간단한 손바느질 도구만 있어도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리폼이나 홈패션 블로그나 사이트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어요.
 
▼ 천연소재 
천연소재를 이용하는 많은 그린 디자이너 분들이 계신데요. 땅에 묻으면 5주 안에 분해되는 옥수수 전분 소재 원단으로 웨딩드레스를 만든다거나 쐐기풀로 만든 원단을 천연 염색해 병원 환자복을 만들기도 하는 이경재씨도 계시구요. 주얼리 디자이너 장미화씨는 버려진 캔, 일회용품, 떨어진 단추 등 남들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를 예쁜 액세서리로 변신시키는 작업으로 친환경을 실천하고 계신답니다.

▼리폼
핸드 페인팅으로 평범한 옷이나 패션 소품을 특별하게 변신시키는 재활용 공예도 리폼의 한 종류입니다. 외국에서는 재활용 공예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전문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새것과는 또다른 질감이나 색감을 느낄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옷이나 패션 소품뿐 아니라 집 안의 가구, 가전제품에도 핸드 페인팅을 하면 새롭게 느껴져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동물소재 미사용
최근 일본의 한 패션쇼에서 이른바 '친환경 모피' 패션이 선을 보였습니다. 재활용 의류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 섬유가 바로 그 재료인데 실제와 비슷한 촉감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겨울 패션의 꽃으로 불리는 모피코트. 일본의 한 디자이너가 이 최고급 의류에 친환경 개념을 도입해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화려한 모피의 재료는 바로 재활용 의류들입니다. 수거한 옷에서 폴리에스터 섬유를 추출한 뒤 친칠라 등 실제 동물의 털과 혼용한 것이라고 하네요.인조모피가 세상에 선을 보인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아직까지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실가스 등 환경문제가 세계적 화두로 등장한 덕분인 지 패션쇼를 본 사람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었다고 합니다.

패션 브랜드들의 변화
이처럼 환경문제가 부각되면서 해외에서는 H&M, 막스&스펜서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일찌감치 오가닉 티셔츠를 선보이는 등 미래 환경까지 생각한 제품 출시가 증가하고 있구요. 스웨덴의 패션 브랜드 ‘H&M’은 여성, 10대, 아동과 유아들을 위해 유기농으로 재배된 면을 사용한 자연 친화적인 유기농 라인을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패션 디자이너 김동환 윤진선 홍선영 채수경은 인사동 쌈지길에 재활용 패션 브랜드 ‘에코파티 메아리’를 오픈했다고 합니다. 에코파티 메아리는 중고생활용품 매장인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버려진 제품을 재활용해 옷이나 가방을 만듭니다. 길거리에 널린 현수막, 낡은 소파 가죽, 공사장 가림막도 이들의 손을 거치면서 머플러로 재탄생하고, 낡은 소파 가죽도 손가방과 지갑으로 재활용되지요. 국내 캐주얼 브랜드 베이직하우스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오가닉 라인을 본격 출시, 친환경 패션 라인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어요. 

나부터 시작하는 친환경 패션
유기농으로 재배된 면으로 된 옷을 구입하는 것도 환경에 도움은 되겠으나, 가장 친환경적인 패션은 갖고 있는 옷들을 잘 활용하고 새 옷은 덜 구입하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최신 유행에 따라 달마다~ 철마다~ 해마다~ 옷을 마구잡이로 구입한다고 해서 Trend Setter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스타일과 체형에 맞는 옷을 시간과 장소에 따라 적당히 잘 입으면 그게 바로 Best Dresser 아닐까요? 한마디 덧붙이자면 Trendy 한 것보다 Classic 한 것이 10년 후, 20년 후까지 멋져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최고로 유행하던 디스코 바지, 그걸 입은 사진을 지금 들여다 보면, 그 촌스러움에 손발이 오글거린답니다.

참고자료: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2010.9.4 일자 조영문 외
여성동아 2008년 05월호 권소희
스포츠한국일보 2007년 5월 16일자
‘패스트 패션’ 휩쓴다, 오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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