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작 6월 초인데 벌써부터 한여름같은 때이른 더위가 기승입니다. 최근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원전과 관련한 여러가지 이슈들이 제기되면서 정부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다른 여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여름철 적정 실내 온도를 26도로 정부가 규제하고 있어서 컴퓨터나 사무용품의 열기까지 합쳐지면 사무실 안이 너무 후텁지근합니다. 

그러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면 되고, 숟가락이 없으면 젓가락으로 밥 먹으면 됩니다! 치솟는 전기요금과 나날이 기온이 상승하는 지구 온난화에 맞서서 진정 시원하게 여름을 나는 방법은 없을까요? 에어컨을 거의 틀지 않아도 시원하고 쾌적한 건물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1. 녹색커튼 (Green Curtain)을 치자!

녹색커튼이란 건물의 벽면이나 창가, 베란다 등에 담쟁이 덩굴, 오이, 참외, 수세미, 토마토, 나팔꽃 등을 심어 외부의 열기와 태양광을 차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름철 뜨거운 햇빛을 막는 데에는 잎이 무성한 녹색 식물이 제격이니까요. 게다가 수분을 흡수하고 발산하는 증산효과로 실내 환경도 쾌적해 집니다.

일례로 일본기업 쿄세라 그룹은 공장 및 사무실 외벽에 나팔꽃 같은 식물을 길러 햇빛은 차단하고 자연 냉각을 하는 그린커튼 프로젝트를 2007년 나가노현 오카사공장에서 시작하여 대대적으로 현재도 전개하고 있는데 실내 온도를 2도 정도 낮춰 냉방비 등의 비용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렇게 재배된 녹색식물은 구내식당의 식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니 1석 2조의 효과라고 하겠습니다.

우리 정부는 녹색커튼 보급에 나서고 있는데,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들에게 토마토, 고추, 참외 모종을 무료로 나눠주며 캠페인을 펼쳤다고 하네요. 일본 국토 환경성 역시도 2011년 대지진과 원전 사고 여파로 인한 전력 공급 부족으로 절전 효과 및 건물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녹색커튼 조성사업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2. 건물 꼭대기에 옥상정원(Green Roof)를 만들자!

미국 북동부의 시카고에서는 다양한 친환경 건축을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는데 옥상에 녹지를 형성한 Green Roof를 시카고의 시청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옥상 녹화는 태양열에 장시간 노출되는 옥상에 정원을 조성하여 친환경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과 동시에 에너지 효율을 올려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옥상 정원을 자연 친화적인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지요.

옥상정원은 건물의 단열재 역할을 해 여름엔 실내 온도를 낮춰주고 겨울엔 열기를 잡아주기 때문에 냉/난방비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옥상 정원이나 베란다에 채소를 기르면 맨바닥보다 한여름 기준으로 최대 15도나 온도를 낮춘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었고, 벽면 전체를 담쟁이덩굴이나 이끼류로 뒤덮는 벽면녹화를 병행하면 31%까지 냉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 단열필름(Solar Control Film)을 아파트 유리창에!

승용차처럼 아파트 유리창에 썬팅을 해서 냉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하네요. 에너지관리공단과 관련업체에 따르면 가정이나 사무실 유리창에 태양에너지조절용 단열필름(Solar Control Film)을 부착, 실내외로 유출입되는 태양에너지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냉난방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에너지관리공단 실험결과 한여름 실내기온 30.9℃, 실외온도 34.8℃인 상태에서 아파트 유리창에 단열필름을 설치했더니 실내온도는 23.9℃로 무려 7℃나 낮아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게다가 한번 시공하면 외부의 강력한 충격에도 유리창이 쉽게 깨지지 않아 외부 침입이나 태풍 등의 자연 재해로부터 보호되는 효과도 있다고 하네요. 다만 시공비가 조금 비싼 편이라서 가격 대비 효용성은 각자 잘 판단해보시고 시공하시기 바랍니다.

4. 빙축열냉방(氷蓄熱冷房)으로 전기요금을 아낀다

빙축열냉방(氷蓄熱冷房)은 Ice Storage Air Conditioning System이라고도 불리는데, 전력 소비가 많은 여름철 낮에 에어컨을 돌리지 않고 밤에 얼음을 얼렸다가 한낮에 이를 녹여 건물을 냉방하는 첨단 냉방 방식입니다. 이를 설치한 건물은 40%까지 전력 요금이 할인되는 밤에 전력을 이용해 얼음을 얼려 전력 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오후 2~3시의 피크타임 때 막대한 냉방용 전력 수요를 억제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도 유리하다고 하네요.

초기 설치비가 에어컨 설치비보다 30% 정도 더 든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저렴한 전기요금으로 연간 운영비는 절반밖에 되지 않아서 규모에 따라서는 4년이면 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여름철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해 대형 건물에 이 방식의 냉방을 장려하고 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현재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다보니 소규모 주택보다는 대형 건물에 활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설치가 용이해져서 가까운 훗날엔 일반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

이제는 에너지 절약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제가 직장 생활을 시작하던 2000년경에는 여름철엔 회사에서 다들 긴팔을 입고 지내는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었죠. 밖에는 땡볓이 내려쬐고 30도를 넘나 들어도 회사 건물에만 들어오면 너무 추워서 카디건을 입고 있을 정도의 과도한 냉방이 일상이었어요. 여름엔 긴팔을, 겨울엔 반팔을 입고 근무를 할 정도로 에너지의 소중함도 모르고 펑펑 쓰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에너지 낭비와 환경 오염의 대가를 지금 모든 사람들이 함께 치르고 있다는 생각에 죄책감도 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쩌면 앞으로 제 평생에 그런 시원한 여름날은 다시는 오지 못할 거라는 불안한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의 여름은 지금까지 우리가 지내왔던 여름과는 차원이 다르게 더욱 힘들고 훨씬 무더운 계절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건물의 내부 온도를 낮추는 방법 네가지를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위에 설명드린 방법들 이외에도 환경도 보호하고 전기도 절약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들이 있을테고, 우리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좀 더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거에요! 혹시 여러분만의 시원한 여름나기 아이디어가 있다면 함께 공유해 주세요^^  

이미지출처: http://tokyotombaker.wordpress.com/tag/green-curtain/
http://aasid.parsons.edu/decorationascomposition/content/green-roof-city-hall-chicago
http://www.urbanvisual.co.uk/window-films/solar-control-window-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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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꿈꾼 화가가 있습니다. 그는 프랑스를 여행하던 어느날 아름드리 나무를 자르려는 농부와 마주치게 됩니다. 나무가 길을 가로막아 농사에 지장이 있다는 설명에 그는 농부를 설득하지요. 나무를 자르지 않으면 평생 나무로 인한 손해를 대신 메워주겠다고 다짐한 것입니다. 해마다 꼬박꼬박 돈을 보내던 그가 세상을 뜨자 화가의 재단이 그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가 바로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 1928-2000).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화가이자 건축가 조각가로 활동한 전방위 예술가입니다. 빈 태생 유대인으로 미술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파리로 떠나면서 본명(프리드리히 스토바서)을 ‘백 개의 흐르는 물’이란 뜻을 가진 이름으로 바꿨다고 해요.

원시적인 화려한 색감과 나선형의 선들이 유기적으로 융합된 그의 작업은 2009년에 국내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30여 년간 절친했던 페터 펨페르트씨는 훈데르트바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술회합니다. "그는 진정한 삶을 산 작가였다. 빈, 베네치아, 파리, 뉴질랜드 등에서 작업했던 그는 가는 곳마다 생태적 낙원을 꾸몄다. 나무를 심고, 살충제 대신 퇴비를 사용하고, 재래식 화장실을 꾸미는 등 자연을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는 믿음을 실천했다. 이 전시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 작품이 아니라 작가의 굳건한 마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는 자연과 건물의 조화를 통해 인간성 회복을 주장한 건축가였어요. 그의 창의력 덕에 쓰레기소각장과 낡아빠진 아파트는 꿈이 가득 담긴 건물로 변신해 빈의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직선을 경멸하고 근대 건축의 합리주의를 거부했던 그의 철학은 건축 모형에서 엿보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면 양파처럼 둥근 지붕에 알록달록한 색을 칠한 건물이 동화나라 같이 보이죠?

그의 작품은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근처 오사카 항 인근의 쓰레기 매립섬에도 있습니다. 혐오시설을 지역 주민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게 하기 위해서 마치 놀이 공원과도 같은 모습으로 쓰레기 처리장을 디자인한 것이지요. 훈데르트 바서의 쓰레기 처리장이 들어오기 전에 이곳은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으로 가득 찬 회색 빛 버려진 섬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훈데르트 바서가 이곳을 설계 하고 나서 이곳은 슈렉의 "겁나 먼 왕국"과도 같은 꿈의 궁전이 세워졌습니다.



훈데르트바서는 의복, 주거, 사회환경, 그리고 지구까지를, 육체의 연장으로서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세계의 모든 것은 나눌 수 없게 결합된 하나의 생명이었던 거죠. 자연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환경은 자신의 피부와 같은 것임을 아티스트로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에게 건축이란 단순히 살기 위한 도구가 아닌 삶의 방법을 표현하는 중요한 창작 활동이었습니다.건축을 하기 위해 풀을 뽑고 나무를 베어내고 땅을 파내 자연을 파괴해가며 문명을 만들어가는 건축에 대해 건축가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자연에 대해 깊은 사과를 해야 했다고 느낀 것입니다.

그의 여러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오사카의 쓰레기 처리장은 이러한 반성의 흔적을 보여줍니다. 이 쓰레기 처리장의 곳곳의 창문이나 지붕에는 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으며 그의 작품에서는 직선을 찾아 보기가 힘듭니다. 훈데르트 바서는 「직선은 신을 모독한다」라고 주장하며 꾸불꾸불한 마룻바닥을 설치하고 벽면에는 다양한 페인트 색을 입히거나 모양이 제각각인 타일을 붙여 놓아 마치 동화 속의 나라에 온 기분을 느끼게 하지요. 대기와 대지에 그는 거대한 두 개의 궁전을 세워 도시의 배설물을 받아내고 다시 정화 시키고 있으며, 이 쓰레기 처리장은 자가 발전으로 전력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쓰레기 처리장 주변에는 녹지 공간을 만들어 건물의 주변에 산책길을 설치하고 나무를 심어 생물들이 숨쉬고 공존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인공의 배설물들을 정화시켜 자연으로, 그리고 우리 삶 속으로 되돌려 보내고 있는 것이지요.



그가 설계한 또다른 대표적인 작품으로 독일 헤센 지역 다름슈타트에 층별로 알록달록한 색상을 뽐내며 1000여개가 넘는 창문이 있는 나선형 건물이 있습니다. 일명 숲의 소용돌이 아파트라 불리는 이 건물은 [세상에서 가장 개성적인 아파트라 칭해지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 건물은 겉모양부터 색다르지요.

전체적으로 큰 U-자형을 그리며 점점 높아지는 건물 외관은 직선으로 이루어진 정형화된 건축물을 극도로 싫어했던 훈데르트바서의 작품관을 충실히 실현한 것입니다. 건물 내에 1000여개가 넘는 창문도 동일한 모양이 없다는 것도 이 건물의 독특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각각의 창문틀 형태와 문고리 하나하나 변화를 주어 어수선하면서도 획일화 되지 않은 독창적인 형태와 멋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총 12층 이 APT는 105 세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별도의 레스토랑과 칵테일 바가 구비되어 있고 숲의 소용돌이 Waldspirale 란 이름에 걸맞게 나선형으로 이어지는 옥상은 물론 건물 곳곳에 잔디며 꽃과 나무가 자라고 있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와 인공호수 그리고 운동장이 있습니다. 이 건물은 1998년 착공 2000년 완공하였으나 훈데르트바서는 완공을 앞둔 2000년 2월에 타계했습니다.
 


훈데르트바서의 동화적인 건축은 일반인들에게는 인기가 많지만 건축가들은 그의 작품들을 유치한 장난이라고 혹평하곤 한답니다. 또 오사카 시는 쓰레기 처리장의 설계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는 점 때문에 심심치 않게 언론의 비난을 받았지요. 하지만 효율성이나 경제성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때로는 조금은 느리고, 조금은 비효율적인 방식이나 물건, 제도들이 세상을 조금씩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도 하니까요. 나중에 저도 기회가 되면 꼭 오사카의 쓰레기 처리장에 가볼 생각입니다. 오사카시 환경 사업국 관리과에 1달 전에 미리 예약을 하면 무료로 공장의 내부를 안내해 준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방문하실 때에 참고하세요. 훈데르트바서의 영혼이 초록빛 지구를 꿈꾸는 사람들을 방문을 환영할 것입니다. ^^

“나 혼자 꿈을 꾸면 그것은 한낱 꿈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현실의 출발이다.(훈데르트바서)”

참고문헌: 동아일보 2009년 4월 14일자 외
사진출처: 박조은 프로그래머 및 2006 National Highway Love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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