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체리를 참 좋아합니다. 요즘 마트에 가면 체리가 매혹적인 자태로 유혹합니다. 예전보다 싸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비싼 편이라서 맘껏 사먹지는 못하지만 가끔씩 사먹습니다. 하루는 미국산 체리를 모두 냠냠 먹고서 체리씨앗을 잘 발라내서 화분에 심었어요. 그리고 며칠이 흐르고서 화분을 봤더니!!! 그동안 못보던 특이한 형태의 새싹이 빼꼼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그 단단한 껍질을 뚫고 새싹이 나오다니...감동입니다. 이제는 집에서 체리를 따먹을 수 있을 것인가~? 이때부터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고 체리나무 키우기에 대해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체리는 암수나무가 있어야 체리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하고 실제로 체리를 따먹으려면 최소 7~8년은 키워야 하고~ 기타 등등. 마음 가짐은 이미 과수원 농장주!!!  

 

참고로 이번 봄에 저는 아주 어린 블루베리 묘목을 삼천원씩에 두 그루를 구입해서 발코니 화분에 심었는데요. 완전 꼬맹이 묘목이라 별 기대도 안했는데, 여름동안 블루베리 따먹는 재미가 꽤 솔솔했거든요. 새콤달콤하고 신선한 블루베리를 먹으면서 '과실수'의 매력에 푸욱 빠졌습니다. 보통은 묘목으로 심으면 3년은 키워야 블루베리 열매가 열린다고 하던데 뜻하지 않은 기쁨이 되었어요. 블루베리는 피트모스 토양과 같이 산성토양에서 키워야 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는데, 심을 땐 그것도 모르고 그냥 아무 흙에나 막 심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특한 녀석들이 잘 살아남아 주었고, 맛있는 열매까지 맺었어요. 참고로 방울토마토는 한해살이지만, 블루베리는 여러해살이니까 훨씬 더 보람도 있고 좋아요~ (제 바질&토마토 농사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 

 

 

블루베리의 성공 덕택에 저는 또다시 살짝 거만해 졌습니다. 체리 새싹을 보면서 그놈의 '그린썸' 타령을 마음 속으로 읊조렸습니다. (나란 뇨자...얏빠리 스고이~) 봄이면 체리나무에 체리 블라썸이 아름답게 피겠죠? 아아아~~~ 열매가 열리면 새콤달콤 체리...꺄악.....  

 

체리 새싹으로 추정되던 그 아이의 사진을 아직도 찍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사진 촬영을 위해 오늘 발코니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런데....요 몇일동안 강렬했던 볕에 그만, 이 아이가 폭삭 시들어버렸어요. 라퐁텐 우화에 나오는 그 우유 파는 아줌마가 떠올랐습니다. 우유를 팔아서 계란을 사야지~ 계란이 닭이 되고, 닭으로 돼지를 사고~ 돼지로 젖소를 사고...이런 상상에 빠졌던 그 아줌마는 이런 상상을 하다가 펄쩍 뛰어 오르고 그 바람에 우유단지는 땅에 떨어져 그 모든 꿈이 물거품이 된다는 그 말도 안되는 이야기 말이에요. 제가 바로 그 아줌마였어요.

 

아우. 바보! 체리새싹 좀 잘 키우지~~!!! 에잇. 체리 한 팩 더 사먹어 볼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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