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장마가 시작한다더니, 오전에 잠깐 비가 내리는 정도로 끝나버렸습니다. 요즘 가뭄 때문에 근심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단비가 내려서 하루 빨리 시원하게 해갈이 되면 좋겠습니다. 2015년이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6월이 끝나간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이렇게 더욱 더 빨리 가는걸까요? 초등학교 때를 떠올려보면, 여름 방학이 너무 천천히 가고 심지어 한나절도 참 긴 시간이었는데 말입니다. 요즘은 한달이, 아니 한해가 너무 빨리 갑니다. 왜 이렇게 시간이 잘 가는건지 혼자 이유를 생각하다보니 별별 잡다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아래에 적어놓은 내용은 철저히 제 상상에 근거한 것이니, 말도 안 된다고 하셔도 어쩔 순 없어요. 태클금지!! ^^

1. 생체시계와 시간의 인지

생체시계와 혹시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예전에 참 재미있는 실험을 TV에서 본 적이 있는데요. 10대와 20대, 30대, 40대, 50대와 60대 집단을 대상으로 '1분이 되면 손을 드세요'라는 지시를 듣고서 각 집단이 얼마나 정확하게 시간의 경과를 예측하는가에 관한 실험이었습니다. 정말 흥미롭게 50초가 채 되기도 전에 10대 대상자가 손을 들었고, 20대와 30대가 비교적 정확하게 시간을 예측했는데요. 60대 집단은 1분이 훌쩍 넘어서 한참 흘러도 손을 안 드는 겁니다. ^^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정답은 저도 모르지만, 시간을 예측할 수 있는 신체의 기능들 가운데 몇몇 부분이 조금씩 닳고 조금씩 퇴화되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심장 박동도 예전보다 조금씩 천천히 뛰고 눈도 덜 깜박이고 호르몬도 덜 나오다보니 1분이라는 시간을 제대로 못 재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럼 10대는 왜 그렇게 빨리 손을 들었느냐고 물으시겠죠? 10대는 호르몬과 심장박동, 기타 등등의 모든 것들이 과잉의 상태니까 10초가 1분같은, 하루가 한달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닐까요??? ^^

네이버에서 맥박에 대해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은 자료가 나오네요~ "맥박수-성인에 있어서는 1분간에 평균 60~80쯤 되지만 성별, 연령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으며 여자는 남자보다 5~6회쯤 많고 나이가 적을수록 맥박수가 많아져서 신생아 130~140, 젖먹이 90~110, 아동기와 소년기 80~90이다." 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은연중에 맥박 속도로 시간을 감지하고 있는 것이라면 나이가 들 수록 시간이 더디게 가는 건 너무 당연한 것일지도 몰라요.

2. 경험치의 차이

제 두번째 가설은 '겪어온 사건들과 경험치의 차이' 입니다. 어딘가 초행길을 갈 때의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그 낯선 길은 참 길게 느껴지실 겁니다. 하지만 그 길이 조금씩 익숙해지면, 그 다음부턴 그 길이 그다지 길게 느껴지지 않을 거에요. 난생 처음 극장에 갔던 경험, 처음으로 동네 구멍가게에서 뭔가를 샀던 기억, 처음 초등학교에 등교하던 경험, 처음 사랑에 빠지던 추억... 이 모든 것들은 참 세밀하게 느끼고 참 느리게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두번 세번 경험하게 되면, 그것은 경험의 틀 안에서 조금은 수월하게 받아 들이게 됩니다. 일단 패턴을 파악하게 되면 덜 긴장하게 되고 예전의 경험들을 대입해보게 되지요. 경험이 쌓인 일들을 할 때 마음이 편해지니 시간은 자연히 잘 가게 되지요.

3. 살아온 날들의 길이

세번째 가설은 인생 길이의 상대성 때문입니다. 7살짜리에게 1년은 인생의 1/7이나 되는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이지만, 70세 노인에게 1년은 인생의 고작 1/70밖에 되지 않는 찰나와 같은 순간에 불과합니다. 비유하자면 7살짜리의 1년은 70세 노인의 10년과도 같은 정말 엄청나게 긴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오른쪽의 두 그림을 잘 살펴보세요. 어느 선이 더 길어 보이시나요?

착시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들은 슬쩍 눈치를 채셨겠지만, 정답은 1번과 2번 모두 같은 길이입니다. 그런데 얼핏 보기엔 1번이 더 길어 보이시죠? 좁은 공간에 있는 1번과 비교적 넓은 공간에 있는 2번이 같은 길이 임에도 불구하고 1번이 더 길게 보이는 것은 사람의 눈이 실제 사물의 물리적 특성과는 다르게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사물을 따로 분리해서 보는 게 아니고 상호관계를 통해서 본다고 하거든요. 배경에 따라서, 선의 길이, 크기 형태, 방향 등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죠.

시간을 인식하는 방식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80세 인생을 살아온 노인에게 1년이라는 것은 위의 그림에서 본 2번선 같은 짧은 시간겠지만, 5살 인생의 꼬마에게 1년이란 1번선 같은 굉장히 긴 시간이 아닐까 싶어요.

결론

참 별 시덥지 않은 주제인데 열심히 적다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갔어요. 누군가가 오래 전에 이미 이런 것들을 훨씬 더 멋지고 분석적인 언어로 기술했거나 체계적인 이론을 잡아 놓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그동안 제가 시간에 관해 생각했던 잡설들을 끄적거리면서 나름 재미있었어요. 

각각의 가설에 나온 내용들을 잘 활용하면 인생이라는 시간을 후딱 지나가는 걸 조금이나마 막아 볼 수 있진 않을까요? 1번 가설에 기반한다면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뛸 수 있는 기회들을 자주 만들어서 운동을 한다든가 활동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구요. 2번 가설에 기초해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모험들을 한다든가 새로운 내용들을 배운다든가 하는 걸로 긴장과 자극들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줘서 자신의 시간이 조금 느리게 가게끔 할 수도 있겠지요. 3번 가설이 맞다면 내가 그동안 살아왔던 전체 길이를 보지 말고 한순간 한순간에 집중하다보면 상대적으로 우리의 1년은 꽤 긴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부단히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자연히 저의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빠르게 흐르게 될거에요. 절대적인 시간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 없는데 상대적인 시간은 나날이 더! 더! 더!!! 빨리 간다는 게 살짜쿵 우울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시간을 더 아껴 써야 겠다는 계몽적인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여러분 생각엔 어떤 가설이 제일 설득력 있게 느껴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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