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섬이다. 섬들이 바다 밑으로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인간도 보이지 않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영화 [어바웃 어 보이]에 나왔던 대사처럼 인간은 진정 *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쓸쓸하게 바다 저편 어딘가에 나와 같은 존재가 있음에 스스로를 위안하며 혼자 살아가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바다 밑으로 보이지 않게 다른 이들과 연결되어 있지요.

하지만 바다 밑으로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채, 둥둥 떠다니는 "진정 외로운 섬"이 태평양의 서경 135~155도, 북위 35~42도 위치에 있습니다. 그 섬은 자그마치 텍사스 두배 크기 곧 한반도 면적의 7배에 이르며 북태평양의 하와이섬 근처에 있어요. 엄청나게 거대한 이 섬의 정체가 궁금하신가요? 이 섬은 바로 전세계의 여러 국가들이 배출한 플라스틱병, 폐타이어, 장난감, 그물 등이 뒤섞여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쓰레기 섬, Great Pacific Garbage Patch(GPGP)입니다. 

여러 나라에서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해류에 휩쓸려 둥둥 떠다니다가 타원형 무풍지대인 '북태평양 아열대 수렴지역'으로 모여 들었고 매년마다 그 크기는 커지고 있습니다. 이곳의 쓰레기양은 자그마치 1억톤으로 추산되지만,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플라스틱 조각이 너무 작은 데다 수면 바로 아래에 있기 때문에 위성사진으로는 관측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지역은 수심이 깊고 바람이 약해 플랑크톤 등 영양분이 순환하지 않기 때문에 어류가 거의 살지 않아 어선들도 갈 일이 없어 이 섬의 정체가 드러난 것도 불과 15년 전이었습니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 때문에 바다 생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는 것입니다. 그물에 묶여서 수상포유류나 거북이가 죽기도 하고요. 쓰레기의 90%를 차지하는 플라스틱은 자외선에 의해 조금씩 사그라들게 되고, 바다새들은 이를 모이로 착각해 쪼아 먹기도 합니다. 플라스틱이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플라스틱만 먹은 새들은 결국 굶어 죽게 되지요. 하와이 섬 주변에서 죽은 새 뼈들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이들의 위 속에는 플라스틱만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연간 백만마리의 바다새들과 수십만마리의 수상포유류 및 거북이들이 이처럼 희생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쓰레기 섬의 문제 심각성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방면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카이세이 프로젝트(Project Kaisei)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2009년 3월에 시작된 프로젝트로써, 쓰레기섬에 대해 연구 조사하고, 쓰레기들을 처리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고독하다고들 하지만 이 섬처럼 끔찍하게 외로운 존재가 또 있을까요? 바다 밑으로도 연결되지 못한 채 부유하는 플라스틱 섬은 너무도 외로운 나머지 자연의 생명까지 옭아매어 갉아먹고 있나 봅니다. 그리하여 저는 개인적으로 그 섬을 이렇게 명명해 볼까 합니다. Plastic Tragedy!! 우리에게 닿기를 희망하는 외로운 섬의 비극이니까요. (인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이 이야기는 Plastic Tragedy 라기보다는 Plastic Horror에 가까울 것 같기도 합니다만;;;; )

참고자료: http://en.wikipedia.org/wiki/Great_Pacific_Garbage_Patch
태평양 한가운데 '쓰레기의 무덤' 있다 조선일보 2009년 8월 6일